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200513086_정현기_'한국적인' 애니메이션

오세암-'한국적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문제 제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기를 이야기 하면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애니메이션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강박에 가까운 히스테릭이다. "한국적인 것이 바로 세계적인 것이다", "한국 문화를 세계로"라는 욕망은 정서상의 동정과 결합하여, '정말로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을 낳고야 말았다. 결과는, 해외에서는 호평, 국내에서는 참패이다. 그것으로 국내의 관객 수준이 떨어지고 해외에서는 통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비슷한 사례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들 수 있다. '서편제', '춘향뎐', '취화선' 등의 작품으로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그 아우라를 국내에서 확실하게 기반 잡게 한 임권택 감독의 성공사례는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하다. 한국적인 색체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것이 성공의 열쇠인 양 만들었던 것이 오세암이다. 오세암의 개봉은 취화선과 맞물려, '한국 애니메이션을 부흥시켜야 한다' 는 관객의 동정을 사는데 성공했으나, 흥행에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것은 일부에서는, '한국 관객들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대함이 아직 모자란다' 라고 해석되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 색채 등에 있지 않다. 아무리 그런 것들을 영화 전반에 깔아놓아도, 이야기 구조가 받쳐주지 않으면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오세암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서 죽쑤었던 '원더플데이즈' 역시 비슷한 평을 받았다. 장면 장면 스틸만 놓고 본다면, '우리의 기술력이 많이 발전되었다' 라고 평을 받을만 했다. 하지만 극장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은 입맛이 쓰다. 관객의 욕망에 이야기가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세암의 가장 큰 문제는, 사정없이 몰아치는 '서정성(마마보이 걸들에 관한 성장기)'도 있겠지만, 이야기 전체의 구조가 '신에게 회귀하다' 라고 결론지어지기 때문이다. 오세암이라는 종교적 특성이 강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리고 전설에서 차용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모두 인간의 이야기이며, 그로 인해 벌어지는 욕망과 갈등을 그렸어야 했다. 하지만 관객이 애정을 쏟을만한 캐릭터성이라든가 욕망, 갈등, 좌절 등은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부담감과 동정심을 동시에 가지고 극장에 들어가고 있다.

댓글 1개:

Ji Hyun Song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를 가장 고유의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로 한번 바꿔서 생각해봅시다. 오늘 수업시간에 함 이야기 하죠. 저도 영화감상후 내내 머리를 맴돌던 이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