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200415400 이홍규] 오세암

‘오세암’ 100자평


영상과
200415400 이홍규




애니메이션 ‘오세암’을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네티즌의 재 상영 운동’ 이었다. 대대적인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관객이 영화를 살리고 싶어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저예산이지만 철저한 계획 속에 제작되어 주변의 높은 기대를 받으며 극장에서 개봉하게 된 오세암, 하지만 다양한 악재들로 인해 너무나도 일찍 극장에서 간판을 내리게 되었고, 네티즌의 요청으로 인한 재 상영 역시 결과는 역시 좋지 못한 편이었다.

안시 페스티벌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중 최고수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을 만큼 인정받은 작품이 왜 국내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홀대와 횡포, 그리고 제작사의 홍보부족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작품 자체에는 그러한 요인이 될 만한 사항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지난주 수업을 통해 ‘오세암’을 감상하면서 느낀 거지만 이 작품은 다른 애니메이션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그 특성은 ‘오세암’에게는 궁극적인 단점이 됨과 동시에 장점이 되기도 해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주관적인 판단에 의거)

우선 이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은 작품을 감상한 뒤로부터 며칠이 지나면 아련한 감동이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정작 작품을 관람할 당시에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장점과 맞물려 심각한 단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실제로 처음 영화를 볼 당시에는 너무 인위적이고 통속적인 신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억지 눈물조차도 짜내기 힘들었다. 스토리 또한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은 원작과 고증이 존재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넘어오면서, 판타지적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억지로 끼워 맞추듯이 표현하는데 에 있어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에 씬 자체가 우스꽝스러워 지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감상 후 며칠이 지나자 관람당시 아쉬웠던 요소들은 점차 잊혀 갔고, ‘오세암’의 한 장면 한 장면에 머릿속에 그려지며 길손이의 구슬프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국에는 내 기억 속 아련한 추억이라도 되는 양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난 아름다운 한국 고유의 색채와 정서를 담아내는데 성공했음에도 자잘하고 소소한 연출의 문제로 인해 그 옥석이 가려져 버린 ‘오세암’ 의 아쉬움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적인 것보다 외적인 것에만 치중해왔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방법이 제시된 것 같아 무엇보다 희망적이고 기뻤다. 비록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 ‘오세암’ 이라는 작품이 빛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세암’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는 우리 고유의 문화를 통해 할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이들이 도처해서 그와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확을 바라기 보다는 점진적인 발전을 믿고 기대하면서 계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그렇게 우리가 마음을 다해 부르다 보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이 국내 관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날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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