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1일 금요일

200713027 남궁민승

개인적으로 얀 슈반크마이어의 작품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존경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뭐랄까.. 시각적으로 충격을 주는 방법을 잘 아는 작가중 하나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딱히 보고 싶어하지 않는 소재와 질감의 물질들을 차용함으로 보여지는 그 느낌이란. 그런데 너무 실제적이라 무어라 욕할 수는 없고, 보자니 더러운 기분이 들고.
슈반크마이어가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나 단순하지만 그가 애니메이션 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특유의 기괴하고 잔인하면서도 상상력이 풍부한 비주얼 때문이 아닐까. 그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을 이용해서 그것들이 가진 본래의 이미지들을 파괴해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바꿔버린다. 슈반크마이어가 부여하는 새로운 목적들이 그 물체들에 반영이 되고, 감독의 생각대로 더 기괴하고 괴상하고 괴팍한 물건들로 거듭나고.. 그래서 더 그의 영상이 섬뜩하고 무섭지 않나 싶다.


참 어떻게 보자면 슈반크마이어와 표도르는 극과 극을 달리는 작가다. 둘 다 어떻게 보면 심플하고 어딘가 맞닿아 있는 사회적이고도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썰을 푸는 방식이 판이하다.
슈반크마이어는 충격적인 비주얼과 극단적 내러티브로써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표도르는 보다 단순하고 친숙한 캐릭터와 비주얼을 사용한다. 슈반크마이어의 작품이 관중을 선동하는 붉은 띠 같다면 표도르는 마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표도르의 작품이 접하기에는 편하다.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은 주제를 능란하게 다룬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랄까.
어느 범죄자의 이야기는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사회 비판적이다. 개인을 억누르는 사회 - 사람으로써의 사회를 그려냈는데 누구나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자극적이지는 않다. 분명 이 스토리로 슈반크마이어가 연출했다면 필시 고깃덩어리들이 날아다니고 인형들이 나와서 난리를 쳤겠지만 표도르는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지 않을까.
이 외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의 영상은 변함없이 단순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온다. 액자.. 나 섬 등에서도 나타나지만 그의 그림은 일관적이다. 그러면서도 둘 다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 이게 두 거장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쉬운 질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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