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오세암 200713034 양은영

오세암 200713034 양은영

2002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으로 그때 당시 개봉했다가 한국애니메이션 극장 판들이 그렇듯 다른 영화 상영기간보다 짧은 기간 상영되고 막을 내렸다. 그때 한국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었던 나는 조용히 막을 내린 오세 암을 뭐 그렇겠지 하고 지나쳤고 그 후 2004 안시 애니메이션 그랑프리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세계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았다고 그 작품을 다시 띄워주는 것도 없었고 (아마도 오세암 상영 후 일 년 뒤 원더풀 데이즈에서 백억 이상 작업비가 들었는데 본전도 못 찾고 완전 망해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이 많이 사라진 여파가 그대로 이어가지 않았나 싶다.)그대로 오세암이란 작품은 나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가게 되었다.

그리고 케이블에서 불교 tv채널에서 오세암을 보게 되었다. 그 때 그 것이 오세암인 줄 모르고 본 나의 생각은 ' 아 종교애니메이션이구나 잘 만들었네.' 이었다. 2002년에 만들어진 것치곤 좀 오래된 추억을 살린 듯한 토속적인 배경에 내 어렸을 때 영화 속에 보았던 허름한 옷을 입고 나오는 소년과 소녀이 주인공이며 절과 스님이 나오니 이 애들이 나중에 뭔가 깨우치는 내용이겠구나 하고 추측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연신 닭살이 올라올 것 같은 대사와 마음은 따뜻해지는 것 같은 장면이지만 전형적인 장면들이 곳곳에 나와 보는 내내 조금 진부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또한 종교적인 색체가 전체적으로 뚜렷하게 드러나 일반 내용을 다루는 애니메이션보다 일반인이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특유의 느낌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종교의 문제에 예민한 우리나라에서는 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소재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내가 기독교라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다루기 쉽지 않는 주제가 종교이며 우리가 가까이 가기 어려운 신의 사랑은 역시 표현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족의 정을 신의 사랑으로 승화시키려는 발상은 독특하나 가슴으로 다가오는 점은 별로 없었고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시각화 시키려니 글로는 표현 가능한 감정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싶다. ) 보살이 죽은 소년을 데려가는 마지막 장면은 불명확한 주제성과 은비 까비나 옛날 옛적에 같은 우리 전래동화특유의 몇 십 년 전의 촌스러운 연출을 보여줘 이야기 흐름의 분위기를 깨뜨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밖에도 아쉬운 점이 곳곳에 보였다. 희망을 잃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남매가 주인공으로 나와 소년이 인심 좋은 아주머니에게 인절미를 받으며 좋아하며 뛰어가는 모습이나 부모가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위하는 모습을 보며 성인층(특히 중년층) 관객은 현재 자신과 자신의 어렸을 때를 비교하면서 때 묻지 않았던 동심을 떠올리며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켓인 어린이들에게는 부보님의 과거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데 과거 신파의 향수가 물씬 풍기는 이 오세암을 그렇게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 특유의 고전 신파 애니메이션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애니메이션들이 현재 미국, 일본의 보여주기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가질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잊기 쉬운 따뜻한 무언가를 찾게 해주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무슨 의도로 만들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sf판타지애니메이션에 손을 대서 망한 국산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를 변해가고 있고 그 시대에 맞춰 지금의 어린이들도 충분히 동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면 그 평가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고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까웠다.

아직 국산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길지 않으니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모가난 부분을 다듬으며 점점 앞으로 나아가며 한국만의 개성을 가진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 라는 목표에 연연하여 앞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 주변의 상황과 타켓의 반응을 알아보고 체계적인 계획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매번 실패의 고배를 마시는 한국애니메이션도 해가 뜰 날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작품성과 상업성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면 좋겠지만 일단 국산애니메이션에게 필요한 건 관심이며 흥행에 성공을 해야 위에서 투자를 하니 현재 우리 국산 애니메이션이 인식해야할 현실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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