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오세암 감상후기_200713050_한수연
이 애니메이션이 개봉된 후 학교에서 DVD를 틀어주었는데,
간간이 터져 나오는 웃음이 공감 어린 진심에서 나오는 것보다
어색하게 다가오는 연기와 대사가 생소하고 당혹스러워 웃고 마는
것이어서 조금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수준 있는 퀄리티의 몽타주는 작품의 질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잘 말해 준다. 또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잡아내는 카메라의 위치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오가며 순수하고 애틋한 감정을 부각시키려 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감이의 입장에서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는
점은 감성적이고 가시적인 것이 맞물리며 발생되는 ‘심정의 물결’을
부추기며, 넓은 세상에 기댈 곳 하나 없는 남매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또 찾아 해매는
부분은 그저 감상적으로만 보기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신선한 소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겉치레에 그치지 않고
진심을 담고자 한 의지가 묻어나기에 그 의도만큼 굉장히
순수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산골 마을, 암자의 배경 이미지는 외로운 남매의 처지와 잘 맞물리며
부드럽고 섬세한 아트웍이나 섬집 아기의 멜로디는 감미로움을 더한다.
오랜 시간 눈 속에 고립된 길손이는 법당에서 계속해서 보살 그림에게
말을 걸지만, 어떤 도움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정은 오세암이
인위적인 재미를 강조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연출된 즐거움을 벗어나, 원작의 재미에 인간적인 감수성을 담아
보편적인 정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내려고 시도한 수작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정서가 간간히 부담스러운 심파극의 형태로
비춰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어린아이의 것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서정적이고 어른스러운 형태의 대사나, 연기, (왠지 그러한 수준의
생각을 가진 아이가 유아적인 순수함을 유지한다는 설정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감정 선을 높게 책정하여 일반적인 정서와
이질적으로 생각될 만큼 절절한 장면연출은 감동을 넘어서
무안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물론 인간적인 순수함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우리 애니메이션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수성을 잘 표현 해 내었다고 느낀다.
다만 평면적인 형태에 그치지 않고 그 특유의 정서가
보다 더 감각적이고 현대적으로 다듬어진다면,
대사에서 짜내는 언어적인 감수성만을 떠나 작품전체의 미학적 가치를
증폭시키는 유동적인 호소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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