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4일 금요일

원령공주의 부제,'살아라!'_'200713050_한수연


사슴신의 죽음을 지켜보던 아시타카는 말한다.
“ 나에게 ‘살아라.’ 하고 말하셨다.”
아마도 그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의미있는 말 아니었을까.
원령공주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갈등은 타협하지 않는
의지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나고 멧돼지 신으로 하여금
다른 존재를 용서하지 못하고 해치려 드는 재앙신이 되게
만들었으며. 모로 일족과 에보시를 증오관계에 놓아두었다.
자연의 신들은 인간을 거부했다.
에보시의 경우 누구보다 약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고 이끌 줄 아는 개혁자이자 훌륭한 리더였지만,
마찬가지로 자연과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 주변에는 온갖 욕망의 무리들이 들끓는다.
그 속에서도 각자의 인물에게는 자신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그에 따른 주체성과 존엄함을 지키고자 하는
강력하고도 필사적인 의지가 깃들어 있다.
그러나 피와 복수의 오랜 싸움 끝에서 결국 남은 것은
또 다른 ‘삶’이었고, 또 ‘살아가라’는 생명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생명의 연장이 아닌, 존재
그 자체의 주체성에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 아닐까.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고집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냥 현실에 스스로를 묻어가게 내버려 두는 것도
아니다... ‘살아라’는 마지막 말은 숨이 붙어 있으니
살아있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의지를 향한
여정을 해나가고 살아간다는 것... 진정 살아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바로 그 의지... 그것은 결국 상처와 허물 끝에 공존으로 이어지고,
그럼으로서 모든 생명을 용서하고, 따뜻하게 포옹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결국에는 서로를 끌어안는 순수함에서 우러나오는 공존..
그것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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