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아
판타지아를 처음 접하게 된건 고등학교 미술시간에서였다.
그때는 사실 애니메이션 동화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어서 판타지아를 봐도 별로 놀랍지 않았고 클래식과 합치다보니 심지어 졸리기 까지 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과 2학년이 되어보니 판타지아 뿐만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움직임'이란 것은 정말 어렵다. 아무것도 없는 작화지에 선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드는 것도 그렇고 음악과 싱크를 맞춘다면 더욱 그렇다. 캐릭터에 감정을 넣어 걷는 것을 그릴 때도 고뇌했었는데 얼마나 많은 작화지를 쓰고 그리고 또 그려야 판타지아 같은 움직임이 나오는 것일까?
판타지아를 보면서 좀 놀라기도 했다. 미키마우스 같은 상업적인 캐릭터만 다룰 것 같던 디즈니가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움직임은 가히 경이로울 만한데, 아트웍에서는 아쉬웠다.조금 더 그 음악을 돋보이게 해주는 아트웍이 있었을 텐데, 단편적인데서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예술적인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 네러티브가 재미있었더라면 예술과 상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표도르 히트룩
표도르 히트룩의 애니메이션은 전 학기에 '필름필름필름'을 보고나서 감명 깊어 여러 개 찾아본 적이 있다.그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보니 전에 봤을 때보다 더 이해가 잘 되었다.
표도르 히트룩 특유의 리미티드하면서도 통통 튀는 액팅이 인상적인 '어느 범죄 이야기'는 아기자기한아트웍과함께 캐릭터들의 말소리나 움직임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게 좋았다. 대사로 전달하지 않아도상황과 음악의 높낮이 악기의 굵고 가늠에서 어떤 캐릭터가 어떤말을하고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런 사운드는 애니메이션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액자 속의 사나이'는 간결한 캐릭터와 배경 속에서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어서 좋았다.
이 애니메이션 역시 대사는 나오지 않는다. 음악과 색이 적절하게 쓰여 캐릭터가 전하려는 바를 알 수 있다. 사진이미지를 애니메이션사이에 넣은 것은 약간 이질적이었다.
물론 필름필름처럼 오프닝만 사진으로 나오는 건 괜찮았지만 액자 속의 사나이에서는 사진이미지가 애니메이션과 이어져서 아쉬웠다. 러시아 애니메이션은 추상적이고 어려운 이미지 이었는데 표도르 히트룩을 알게 된 후로 러시아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다. 표도르 히트룩의 애니메이션은 철학적이거나 풍자적인 주제가 많이 나오는데 그것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물론 무거운 주제이니 만큼 결말은 좋지 않지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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