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히트룩 200713034 양 은영
어느 범죄 이야기(1962)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데뷔한 표도르 히트룩은 러시아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그은 감독이라고 한다.
1960년대 소비예트(소련) 연방 시대에 살았던 감독으로 그 시대의 정치상황과 나라의 현실에 대해 비유적인 표현으로 그의 생각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인정받았다.
어느 범죄 이야기는 한 남자가 벌인 범죄와 그 범죄가 일어나게 된 이유를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시간을 돌아가서 그 일상을 보여주어 보는 우리들에게 직접적인 글로 표현 하지 않지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보여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보기만 해도 다닥다닥 붙어있는 도형으로 이루어진 아파트에 사는 부지런하고 신사적인 남자는 취미가 화분 가꾸기이며 출근과 퇴근을 칼같이 지키며 일도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범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틀에 맞춘 자신의 생활에 장애가 되는 요소가 있었으니 아파트에 같이 사면서 아파트에 사는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일만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남자는 지치고 피곤했던 일터에서 돌아온 뒤 자신을 위한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생활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흉기로 때려눕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물어본다. 이 남자가 벌인 범죄는 과연 이 남자가 벌인 것일까?
스토리에서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갈 필요가 없고 맨 마지막 결의 앞부분을 보여주고 나서 기승전결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그가 말하려는 의도를 잘 보여주는 방법 같았고 종이를 오려붙인 것 같은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모든 형태를 도형으로 나타내었는데 와 닿는 느낌이 아기자기하여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도형들의 모습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어 일률적이며 획일적인 느낌을 받아 똑같으며 반복적인 일상의 모습을 나타내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재미있는 점은 나오는 사람들이 대사를 사용하지 않고 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인데 주인공 남자가 위층에서 오디오를 시끄럽게 튼 남자에게 항의하러 말을 걸때 작아지는 소리와 그런 남자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말하는 오디오 남자의 큰소리가 악기 소리를 이용해 말하는 내용은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지만 그에 대한 상황과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볼 수 있어 간단한 방법으로 오히려 대사가 있는 것보다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 되었다.
데뷔작인 만큼 작품에 대해 얼마나 요소 하나하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으며 그 중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에 대한 소품도 여러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주인공 남자가 자려고 하자 위의 댄스 장에서 시끄럽게 춤을 춰 나중에 남자의 집의 액자의 사람들도 춤을 추고 남자의 시계도 춤을 추는 그런 요소나 밤중에 데이트 하는 남녀의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수도관에 연결 되어있는 벽난로(라고 추정되는)를 막대 도구로 치는데 그런 요소도 시끄러운 소리와 연결되면서 그런 장치에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같았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데 그 반면 후에 만들어진 액자 속에 사는 사나이(1966)는 좀 더 날카로워진 그의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처음엔 사회에서 입문하여 초라한 액자와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 남자는 계속 승진을 하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닮아가며 화려한 액자로 바꾸고 결국 자신만의 세상에서 자기만 위하며 살다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화려한 액자 속에 갇히게 된다는 내용으로 액자라는 틀을 사회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이는 자리로 표현하여 다른 액자들의 위로 올라가며 만족을 느끼다가 결국 아무도 없는 곳에 자신혼자 담게 된다는 몇 가지 요소로 모든 주제를 뚜렷하게 보이게 하여 소재의 함축적인 의미를 아주 잘 사용한 애니메이션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에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또한 액자와 남자 그리고 어딘지 모르는 장소로 나누어진 이 애니메이션은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며 어떤 것을 설명하기 위해 아무리 다양한 미사여구를 동원해보아도 그것들을 포함하며 확실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소재와 그 소재와 주제를 함께 다루며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였다. 이야기를 짜다보면 늘어지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도 없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 단편애니메이션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어 그에 대한 감독의 기량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도 도형과 색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사회주의를 표현하기 위해 각진 네모형틀의 액자와 네모의 얼굴과 몸을 가진 사람들이 주를 이루어 딱딱한 느낌을 받게 하였고 또한 푸른색 계열의 색을 많이 써서 차갑고 냉정한 사회의 느낌을 받게 하여 시각적인 장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2008년 11월 2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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