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5일 금요일

심슨 더 무비 (The Simpsons Movie, 2007) _박 민아

TV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심슨 가족이 영화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조금 규모가 커진 점만 달라졌을 뿐 별 다를 것은 없다.
영화 시작에서도 호머가 이런 걸 돈 주고 보다니 자기 생각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호구인 것 같단다. 본인, 영화관에서 봤다.
그래도 보는 내내 즐겁다. 역시 심슨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곳곳에 넘치는 패러디와 풍자는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곳곳 여러 유명인들도 우정 출연한다. 멍청한 대통령으로 등장하시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톰 행크스’도 잠깐 비춰주시고, 초반에 미국의 유명 밴드 ‘그린데이’도 출연하신다. 아는 분들이 나오면 뭔가 친근감이 든다. 출연하신 분들도 자신의 출연을 자랑스러워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다는 안 그렇겠지만.
처음 환경문제를 서두로 잡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열정적인 공연을 하던 밴드가 설교 비슷한 것을 하려 하자, 깡통 쓰레기 등을 던지는 관객들은 과연 현실을 적나라하게 잘 반영한 것 같다. 그러자 썩은 강물 속으로 곧바로 가라앉는 밴드‥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한 밴드들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제 우리의 주인공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실, 스토리의 중심엔 환경과 가족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옵션일 뿐이고 거의 심슨 가족의 패러디와 골 때리는 개그가 주를 이룬다.
미국 비판을 정말 유쾌할 정도로 신랄하게 해 놓은 게 웃기다. 정부부터 해서 대통령, 일반 시민들까지‥ 중간에 간판 나오는 부분에서 한국어로 쓰여진 ‘텍사스 사투리 영어회화 강습’ 간판을 보고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웃겼던 패러디 장면은 알래스카로 피난 간 심슨 가족이 누리는 평화로운 장면 중 호머와 마지의 아름다운 디즈니 패러디 장면이다. 디즈니 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디즈니 스러운 숲 속 동물들이 나와서 그들의 옷을 찢어발길 때, 뭔가 절묘하게 너무 잘 어울려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렇다. 왜 넣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상황과 잘 맞게 웃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심슨 가족에서 제일 골 때리는 캐릭터인 호머 심슨.
어디서 주워온 돼지를 코스프레 시켜가며 아들보다 더 애지중지 아끼는 바보 같은 모습에 역시 호머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아들은 지붕에서 사정없이 흔들면서‥
평소에 바트나 가족들에게 대하는 행동을 보면 그가 자신의 언행에 일반인의 기준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뭐, 나중에 후회는 배로 하게 되지만.
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호머가 더 일을 크게 만들수록 관객은 그에게 빠져드니까. 철이 든 아버지가 된 호머라니‥상상하기도 싫다. 아마 심슨 가족은 막을 내려야 될 거다.
저런 아버지가 있다면 심심하고 따분할리야 전혀 없겠지만은,
가족 중에 (그나마) 제일 정상으로 보이는 바트가 조금 불쌍할 따름이다.
알몸으로 스케이트보드 타는(물론 호머가 시켰지만) 정상적인 아이 바트여, 화이팅!
아무튼 대충 결론을 내리자면, 심슨 가족은 막나가야 제 맛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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